코치들은 열공중…“야구는 바뀌고 공부는 계속돼야”

작성자: sasdfda58님    작성일시: 작성일2021-12-21 01:19:00    조회: 458회    댓글: 0

[스포츠경향]
KBO 코치 아카데미가 13일 용인의 한 연수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 KBO 제공
기온이 뚝 떨어진 13일 오후, 밖에는 칼바람이 불었지만 강의실 안은 후끈 달아올랐다. KBO 코치 아카데미를 수강 중인 리그 코치들이 오랫동안 ‘기본’으로 여겨졌던 내야수의 글러브 핸들링을 두고 열띤 논의를 펼치고 있었다.

내야 수비의 기본은 그동안 ‘끌어 안듯이 받는 것’을 정석으로 여겼다. 타구의 바운드를 맞추고, 마지막 순간 글러브를 살짝 뒤로 당기며 받아야 공이 글러브안에서 튀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그동안 내야 수비의 기본은 허리를 낮추고, 두 다리 사이에서, 양손을 이용해, 끌어당기듯 받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의 ‘기본기’가 더 이상 ‘기본’이 아니라는데 수비 코치들이 모두 동의했다. 야구는 바뀌고 있고,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나주환 KIA 2군 수비 코치가 연단에 올랐다. 나 코치는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배웠다. 프로에서 여러가지를 겪으면서 다른 방식을 찾게 됐다. 지금은 완전히 반대다”라고 말했다. 이날 화제가 된 것은 ‘끌어안듯이 받는 것’이 아니라 ‘밀어내면서 받는 동작’이 기본에 가깝다는 이론이다. 나 코치는 “당겨서 받으려면 마지막 순간 살짝 들어올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때 바운드가 잘못되거나 해서 맞고 튀어 나가면 공이 몸으로부터 멀어진다. 밀어서 받는 동작을 하게 되면 실수가 나오더라도 공이 내 앞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수를 커버할 수 있는 다음 동작 연결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한화 최윤석, 삼성 손주인 코치 등 내야수 출신 코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KBO 코치 아카데미가 13일 용인의 한 연수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 KBO 제공
동국대에서 오래 코치생활을 하다 NC 코치로 옮기게 돼 최건용 코치는 “그라운드 상태도 고려 대상이다. 대학 야구는 대부분 인조잔디에서 경기 한다. 숏바운드 상황에서 마지막에 당기면, 더 이상 숏바운드가 아니다. 오히려 저글되는 경우가 많다. 유심히 지켜본 결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밀어내면서 받는 푸시 캐치를 기본으로 삼고 연습을 많이 시켰다. 안정적 캐치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나 코치는 “푸시 캐치가 송구 동작으로의 연결이 더 좋은 것 같다. 아주 찰나지만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험에 데이터가 더해지면 코치들의 역량이 더욱 향상된다. 이종열 위원은 화면에 세인트루이스 3루수 놀런 에러나도의 수비 분석 자료를 띄웠다. 이 위원은 “에러나도가 한 시즌 동안 수비했을 때 원핸드 캐치가 68%나 된다. 실전에는 투핸드 캐치의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블 플레이 때 2루수의 피봇 동작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정병곤 두산 코치는 “비디오 판독 때문에 발이 먼저 떨어지면 안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최근에는 베이스 위에 서 있다 뒤로 빠지면서 송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시간적 손해가 있다. 더 연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KBO 코치 아카데미가 13일 용인의 한 연수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 KBO 제공
KBO가 리그 코치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개설한 KBO 코치 아카데미는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으로 이뤄졌는데, 올해는 용인의 한화 드림파크 연수원에서 지난 6일부터 3주간 진행 중이다. KBO리그와 아마추어 포함 총 18명의 코치가 참가하고 있다. 투수와 타격, 수비 등 기술 향상 프로그램 외에도 스포츠 영양과 반도핑, 컴퓨터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 기본 소양 교육이 포함됐다. 과거 서울대에서 진행되던 때와 달리 코치들의 참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손주인 코치는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던 게 정리되는 느낌”이라며 “다른 팀 코치들과 여러 의견을 나누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NC에서 LG로 자리를 옮긴 모창민 코치는 “금요일마다 권병희 강사님이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수업이 너무 좋다. 선수들과 어떻게 하면 잘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이동걸 코치는 “투수 파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의 고민을 함께 하는 것이 거꾸로 투수들을 코치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이용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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