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지난 19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장원삼 은퇴식 / [email protected]
[OSEN=대구, 손찬익 기자] “같이 모임하는 형들과 식사 자리에서 ‘이렇게 조용히 그만두는 게 너무 아쉽다. 조촐한 은퇴식을 마련하는 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렇게까지 진행될지 몰랐다”.
장원삼에게 뒤늦은 은퇴 행사가 열리는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개인 통산 121승 98패 1세이브 9홀드(평균 자책점 4.28)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로 명성을 떨친 장원삼. 레전드의 조용한 퇴장을 아쉬워했던 장원삼의 후원 모임 '팀 13회' 멤버들은 마음을 모아 19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장원삼 은퇴 행사를 마련했다.
김헌곤, 김상수, 이상민 등 삼성 선수들은 물론 장원삼의 주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레전드의 야구인생 2막을 응원했다. 김용일 삼성 라이온즈 장내 아나운서가 이날 행사 진행을 맡았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고 인터뷰에 나선 그는 “같이 모임하는 형들과 식사 자리에서 ‘이렇게 조용히 그만두는 게 너무 아쉽다. 조촐한 은퇴식을 마련하는 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렇게까지 진행될지 몰랐다”고 웃어 보였다.
흔하디 흔한 은퇴식 없이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아쉬움은 없었을까. 장원삼은 “은퇴식이라는 게 야구를 잘했던 선수들이 성대하게 해야 진정한 은퇴식인데 제가 그 정도는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장원삼은 이어 “2006년 현대에 입단해 히어로즈, 삼성, LG, 롯데 등 팀을 많이 옮기면서 선수 생활을 했는데 삼성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 우승도 하고 개인적으로 많은 영광을 누렸다. 경상도 사나이라 표현이 서툰데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지난 19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장원삼 은퇴식 / [email protected]
지난해 가을 롯데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뒤 현역 연장 의사를 드러냈던 장원삼은 선수로 계속 뛰고 싶어했다. 그러나 타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서 유니폼을 입게 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졌다.
장원삼은 “롯데에서 나오고 불러 주는 팀이 없으니까 이제는 끝났구나 싶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은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제 오늘로서 딱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스스로 은퇴라는 말로 마침표를 찍었다.
야구계에서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장원삼의 선행이 회자된다. 야구 커뮤니티에서 ‘(일탈 선수들이) 장원삼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저를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건 너무 아쉽다. 달콤한 유혹에도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 말 그대로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프로 선수로서 ‘프로’라는 표현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10년 넘게 잘하다가도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장원삼의 말이다.
장원삼은 향후 계획에 대해 “미국 또는 일본에 가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현역 은퇴 후 공백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또 “팀 13회 멤버들은 제가 프로든 아마추어든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면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선수들을 돕겠다고 벌써부터 기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장원삼은 “(이)승엽이 형 재단에서 마련한 유소년 야구 캠프에서 일일 강사를 맡았는데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지도자가 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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