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야구계를 놀라움에 빠뜨린 SSG는 시즌 내내 여러 화제를 제공한 팀이었다. 상상하기 쉽지 않았던 추신수의 복귀를 이끌었고, 정용진 구단주는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팀의 성공적인 ‘랜딩’을 장외에서 도왔다.
그러나 갈수록 일회성 이벤트를 만들어가기 어렵고, 참신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창단 효과는 이제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SSG는 원래대로 ‘야구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당초 SSG의 계획은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NC 모델을 노렸다. NC는 2018년 최하위로 처지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2019년 포스트시즌에 복귀한 것에 이어 2020년에는 통합 우승까지 내달렸다. 내부 육성과 분위기 정비는 물론 과감한 투자까지 어우러진 성과였다. 2020년 9위에 처진 SSG로서는 참고할 만한 모델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2021년 어떤 식으로든 포스트시즌에 복귀할 필요가 있었다. 그 분위기를 몰아 전력을 보충하고, 2022년 대권에 도전하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단독 선두에 오르며 순탄하게 가는 듯했다. 하지만 박종훈 문승원으로 대변되는 치명적인 부상이 겹쳤고, 막판까지 분전했지만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성적표에는 6위라는 순위가 적혀 있을 뿐 구구절절한 핑계까지 나와 있지는 않다.
2000년 리그에 처음으로 뛰어든 이래 SSG 프랜차이즈에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거의 사례가 없다. 막 창단한 뒤인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하위권에 머문 게 전부다. 가장 근래로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사례가 있지만,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면서 간신히 사슬을 끊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SSG가 야구를 잘하는 구단, 혹은 왕조 이미지가 남아있는 건 결국 마케팅이 아니라 야구장에서 보여준 성적 덕이었다. 즉,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건 구단 구성원들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자존심의 영역이다.
그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프시즌 세 건의 비FA 다년계약(박종훈·문승원·한유섬)을 성사시키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당장 2022년을 대비한 전력 보강은 없었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굵직한 영입이라고 해봐야 입단 테스트 끝에 데려온 노경은이다. 박종훈 문승원의 복귀 시즌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게다가 시즌을 앞두고 변수도 너무 많다. 팀 전력의 확실한 상수가 강호들에 비해 부족한 까닭이다. 외국인 두 자리를 열어봐야 알고, 지난해 활약했던 젊은 선수들은 다른 의미에서의 ‘2년차 징크스’를 피해야 한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많다는 것은 에이징 커브의 위험성을 제공한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하면 구단의 계획은 모조리 꼬인다고 봐야 한다. SSG에 중요한 2022년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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