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먼저 보세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두고 굳이 불량식품을 먼저 먹을 필요는 없죠. 혹시 스파이더맨 이미 보셨다면 그래도 가능하면 보지마세요. 지금 다른 영화뭐하는지 모르겠는데 매트릭스말고도 볼만한 영화가 분명히 있을겁니다. 스파이더맨봤고 다른영화도 볼거없는데 혹시 매트릭스3부작 중에 하나라도 보지않았다면 역시 보지마세요. 기존팬도 실망할만한 영화를 굳이 볼 이유가 없습니다. 스파이더맨 봤고 다른영화볼거 없고 매트릭스 전작 다 봤다면, 그래도 가능하면 보지않는걸 추천드리겠지만, 실망해도 괜찮다, 3탄까지 다봤는데 의리때문에라도 봐야겠다는 분이라면, 그 희생정신을 존중하며 더이상 말리진 않겠습니다.
영화의 대체적인 줄거리는 주인공 네오가 새로운 매트릭스세계안에서 게임개발자로 나오면서 전개됩니다. 전작 매트릭스3부작의 내용을 게임화해 세계적인 히트를 쳤죠. 중간에 보면 개발자끼리 영화속의 게임 매트릭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영화속의 게임, 매트릭스속의 매트릭스를 통해 관객들을 혼돈시키려 시도합니다. 괜찮은 시도긴한데, 게임매트릭스를 말로만 끝내지말고 실제 영화속에서 게임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면 훨씬 설득력있었을텐데 전부 말로만 끝내서 아쉬웠습니다.
전작의 중요인물들, 스미스와 모피어스가 등장하긴하는데 알다시피 다른 배우가 역을 맡았습니다. 어차피 매트릭스속의 사건이니 크게 이상하진 않긴합니다. 대체로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진 않았고, 이번작에 새로 등장한 여자배우, 전작으로 치면 모피어스 역할을 맡은 배우연기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익히 봐왔던 액션스타일이지만, 사실 전작보다 못한 액션에, 전작에 등장했던 얼굴만 바꾼 배역들의 등장에 지루해지기 쉬웠는데, 이 여배우가 그나마 영화 전체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준거 같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매트릭스에서 뭔가 딱히 새로운걸 기대하기 힘든판에, 그나마 기대하는건 화려한 액션씬인데, 이 액션씬마저 전작에서 익히 봤왔던 액션을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보여주는터라 더 실망할수밖에 없었네요. 그나마 막판에 트리니티와 네오가 오토바이타고 탈출하는 씬이나, 네오가 기관총이나 미사일을 막아내는 장면은 나쁘지않았습니다. 막다른 궁지에 몰린 두사람이-아직 네오는 비행능력을 되찾지못함- 손잡고 빌딩에서 뛰어내리는데, 정작 비행능력을 먼저 가지게 된건 네오가 아니라 트리니티였다는게 이 영화의 유일한 반전입니다. 두사람은 손잡고 날아가서 배후흑막인 애널리스트를 찾아 혼쭐을 내주죠. 애널리스트가 마지막 발악으로 너희가 지금 이기긴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내가 만든 매트릭스를 떠나지않을것이라고 하자, 오히려 그럴 생각없다며 지금 이 매트릭스를 네오와 트리니티 입맛에 맞게 다시 세팅하겠다는 말을 하고 두사람이 손잡고 날아갑니다.
비록 전체적으로는 실망스런 영화였지만, 이렇게 두사람이 손잡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그간 맺힌 한이 풀렸다고나 할까, 이렇게 두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동화의 마지막을 본거같은 개운한 느낌이 들었네요. 성전환자인 워쇼스키감독의 개인적 취향이 많이 작용한 전개였겠지만 그래도 저 개인적으로도 후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많은 고생을 했던 두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까요. 그래 둘이 잘살고 다신 보지말자! 근데 아무래도 또 돌아올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긴합니다. 스미스도 아직 살아있고, 본작의 매트릭스서버는 그냥 지역서버중 하나라 여기서 그냥 끝낼거 같진 않거든요. 전체적으로 실망스런 영화지만, 혹시 제가 앞서 말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극소수 너그러운 팬이라면 한번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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