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5분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의 정수사업소 저류조 지하 2층에서 용역업체 직원 2명이 정화조 청소 작업을 위해 내려가다가 사인안화수소에 노출됐다. 사이안화수소는 약산성으로 물에 잘 녹으며, 물에 녹을시 사이안화수소산 또는 청산이라고 부른다. '청산가리'의 그 청산이다.
작업자 중 먼저 60대 직원 A씨가 돌연 바닥에 쓰러졌다. 이에 50대 B씨가 구조를 요청했다. 30대와 50대 공무원 2명이 이들의 구조에 나섰으나 연이어 쓰러졌다. 밖으로 빠져나온 건 B씨 뿐이었다.
A씨는 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에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작업자들을 구조하려던 공무원 2명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영남대병원과 가톨릭대병원으로 각각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작업자들이 청소 장소로 내려가다가 사이안화수소 가스 냄새를 인지하고 철수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구조 당시 내부에선 사이안화수소 47ppm이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안화수소의 치사량은 50ppm이다. 치사량에 육박하는 유독가스가 있는 상황에서 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이날 아침 청소 작업 시작 전 공무원들에 의해 정화조 자연 환기가 실시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사이안화수소 측정까지 실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들의 안전장비 착용 등 안전규정 준수 및 중대재해처벌법 해당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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