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한국 농심배 2연패 완성했다
지난해 이후 9연승 질주
4연승으로 한국의 농심배 우승을 완성한 신진서가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한국기원
일망타진(一網打盡). 신진서(22)가 자신을 가로막았던 중·일 기사 4명을 모조리 눕히고 한국의 제23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을 결정지었다. 지난해 막판 5연승에 이은 연속 ‘마무리 쇼’ 다. 한국은 이로써 농심배 2연패(連覇) 포함 통산 14번째 우승 컵을 들어올리며 우승국에게만 주어지는 상금 5억원을 품에 안았다. 7회 대회에 이어 16년만에 농심배 두 번째 우승을 노리던 일본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4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결정한 신진서 9단. 26일 최종전에서 일본 이치리키를 눌렀다. /한국기원
신진서의 물오른 기량은 일본 마지막 주자 이치리키 료(25)와의 최종전서도 빛을 발했다. 26일 서울~도쿄를 잇는 인터넷으로 치러진 대국을 188수 만에 백 불계로 끝냈다. 26개월 연속 한국 톱랭커로 군림 중인 신진서에게 이치리키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둘 간의 상대 전적은 신진서 기준 5전 전승으로 벌어졌다.
당초 예상보다는 고전한 바둑이었다. 하변 전투서 성공하면서 흑의 인공지능 승률은 한 때 10%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이치리키의 끝내기 추격으로 턱밑까지 따라잡히기도 했다. 전열을 정비한 신진서가 막판 상중앙 흑 5점을 크게 잡고 중앙 흑집까지 부수면서 승리를 굳혔다.
신진서가 이치리키와의 대국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신진서가 승리, 4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마무리했다. /한국기원
신진서는 이번 대회서 미위팅 위정치 커제 이치리키를 차례로 눌렀다. 첫 판인 미위팅과의 22일 대국에선 상대의 시간패 판정 불복으로 23일 재대국으로 이어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4명을 상대해 5판을 소화한 셈. 심리적, 체력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을 멋지게 극복해 냈다.
올해 대회서도 한국 팀은 지난해에 이어 힘든 레이스를 운영했다. 선봉장으로 나간 원성진과 2번 주자 박정환이 각각 1승에 그쳤다. 뒤이어 등판한 3-4번 주자 변상일과 신민준은 1승도 없이 무승에 그쳤다. 하지만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신진서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 냈다.
일본 최종 주자 이치리키 료. 신진서의 이번 대회 4번째 승리 제물이 됐다. /한국기원
신진서는 최근 몇 개월 사이 한 단계 더 향상된 경지에 올랐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가을 이후 춘란배와 LG배를 연거푸 따내 현역 2관왕에 등극했다. 올해 중 잉씨배 결승도 앞두고 있다. 이번 농심배에선 세계 최정상급 강자들을 상대로 신들린 운영을 보여주었다. 25일 신진서에게 패한 커제가 “사람의 바둑 같지 않을 만큼 강하다. 알파고보다도 센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대국에 앞서 전자기기 몸수색을 받는 일본 최종 주자 이치리키 료. /한국기원
신진서의 외국 기사 상대 연승기록은 지난 해 6월 이후 28연승(중국 23·일본 4·대만 1국)으로 늘어났다. 농심배만 놓고 보면 지난해 거둔 5연승을 포함해 9연승(2패)을 기록 중이다. 9연승은 초창기 1~6회 대회서 이창호 9단이 한국의 6연패(連覇)를 이끌며 작성했던 14연승에 버금가는 역대 2위 기록이다.
“전성기 시절 이창호의 냄새가 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창호는 1~13회 농심배를 개근하면서 통산 19승 3패, 초기 6년간 14연승, 한국 팀 우승 결정 8회란 불멸의 신화를 남겼다. 물론 메이저 세계대회 17회 우승의 이창호를 신진서(3회)가 따라 잡으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창호와 신진서의 시대를 달리한 레이스가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다음은 한국 우승이 결정된 뒤 신진서 인터뷰 내용이다.
“오늘 바둑은 중반까지 만족했으나 두어가면서 피로함을 느꼈다. 다행히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가장 힘든 판은 역시 미위팅과의 첫 판이었다. 초반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단체전 결승 판이어서 견뎌냈다. 재대국 결정이 아쉬웠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아시안게임 등 남은 큰 대회에 자신감이 생겼다. 커제 9단이 ‘신진서에 필적할 기사는 없다’고 한 말은 중국 팬들에게 오해를 부를 여지가 있다. 조금 조심해줬으면 한다.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드린다.”

일망타진(一網打盡). 신진서(22)가 자신을 가로막았던 중·일 기사 4명을 모조리 눕히고 한국의 제23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을 결정지었다. 지난해 막판 5연승에 이은 연속 ‘마무리 쇼’ 다. 한국은 이로써 농심배 2연패(連覇) 포함 통산 14번째 우승 컵을 들어올리며 우승국에게만 주어지는 상금 5억원을 품에 안았다. 7회 대회에 이어 16년만에 농심배 두 번째 우승을 노리던 일본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신진서의 물오른 기량은 일본 마지막 주자 이치리키 료(25)와의 최종전서도 빛을 발했다. 26일 서울~도쿄를 잇는 인터넷으로 치러진 대국을 188수 만에 백 불계로 끝냈다. 26개월 연속 한국 톱랭커로 군림 중인 신진서에게 이치리키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둘 간의 상대 전적은 신진서 기준 5전 전승으로 벌어졌다.
당초 예상보다는 고전한 바둑이었다. 하변 전투서 성공하면서 흑의 인공지능 승률은 한 때 10%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이치리키의 끝내기 추격으로 턱밑까지 따라잡히기도 했다. 전열을 정비한 신진서가 막판 상중앙 흑 5점을 크게 잡고 중앙 흑집까지 부수면서 승리를 굳혔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서 미위팅 위정치 커제 이치리키를 차례로 눌렀다. 첫 판인 미위팅과의 22일 대국에선 상대의 시간패 판정 불복으로 23일 재대국으로 이어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4명을 상대해 5판을 소화한 셈. 심리적, 체력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을 멋지게 극복해 냈다.
올해 대회서도 한국 팀은 지난해에 이어 힘든 레이스를 운영했다. 선봉장으로 나간 원성진과 2번 주자 박정환이 각각 1승에 그쳤다. 뒤이어 등판한 3-4번 주자 변상일과 신민준은 1승도 없이 무승에 그쳤다. 하지만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신진서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 냈다.

신진서는 최근 몇 개월 사이 한 단계 더 향상된 경지에 올랐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가을 이후 춘란배와 LG배를 연거푸 따내 현역 2관왕에 등극했다. 올해 중 잉씨배 결승도 앞두고 있다. 이번 농심배에선 세계 최정상급 강자들을 상대로 신들린 운영을 보여주었다. 25일 신진서에게 패한 커제가 “사람의 바둑 같지 않을 만큼 강하다. 알파고보다도 센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신진서의 외국 기사 상대 연승기록은 지난 해 6월 이후 28연승(중국 23·일본 4·대만 1국)으로 늘어났다. 농심배만 놓고 보면 지난해 거둔 5연승을 포함해 9연승(2패)을 기록 중이다. 9연승은 초창기 1~6회 대회서 이창호 9단이 한국의 6연패(連覇)를 이끌며 작성했던 14연승에 버금가는 역대 2위 기록이다.
“전성기 시절 이창호의 냄새가 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창호는 1~13회 농심배를 개근하면서 통산 19승 3패, 초기 6년간 14연승, 한국 팀 우승 결정 8회란 불멸의 신화를 남겼다. 물론 메이저 세계대회 17회 우승의 이창호를 신진서(3회)가 따라 잡으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창호와 신진서의 시대를 달리한 레이스가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다음은 한국 우승이 결정된 뒤 신진서 인터뷰 내용이다.
“오늘 바둑은 중반까지 만족했으나 두어가면서 피로함을 느꼈다. 다행히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가장 힘든 판은 역시 미위팅과의 첫 판이었다. 초반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단체전 결승 판이어서 견뎌냈다. 재대국 결정이 아쉬웠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아시안게임 등 남은 큰 대회에 자신감이 생겼다. 커제 9단이 ‘신진서에 필적할 기사는 없다’고 한 말은 중국 팬들에게 오해를 부를 여지가 있다. 조금 조심해줬으면 한다.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드린다.”
기사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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