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중심타선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케빈 크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이미 로맥(37)은 SSG 역사상 가장 성공한 외국인 타자 중 하나로 뽑힌다. 2017년 SSG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2021년까지 4년 반 정도를 뛰면서 통산 155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좌절이 더 많았던 선수였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고, 일본 무대에서는 실패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더 절실하게 야구를 했고, 한국 야구에 적응하기 노력을 많이 했다. 그 결과 로맥은 실력뿐만 아니라 팬서비스나 친화력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팬들이 사랑했던 외국인 타자가 됐다.
로맥은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제2의 야구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그런데 로맥의 온기는 아직 SSG 팀 내부에 살아 숨 쉬는 느낌이다. 로맥의 배번(27번)을 물려받은 케빈 크론(29)이 로맥의 기운을 이어받고 있다. 로맥도 크론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줬고, 크론은 그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크론이 먼저 로맥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는 후문이다. 크론은 "로맥은 미국과 일본에서 나와 굉장히 비슷한 길을 걸은 선수"라고 했다. 실제 크론과 로맥은 많이 닮았다. 우타 1루수이자, 힘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장사들이다. 여기에 일본 무대에 갔지만 성공하지 못한 뒤, 한국에 왔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마음의 문을 더 쉽게 열 수 있었다.
애리조나에서 뛰던 시절 역시 인천에서 뛴 메릴 켈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던 크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기간 중 로맥과 많은 통화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크론은 "우선 문화적인 부분에 대해서 로맥은 설명을 많이 해줬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은 차이가 있다. 어떻게 하면 팀에 녹아들 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물론 한국 투수들이 나에게 어떻게 접근을 할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크론도 로맥처럼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물론 4년 반을 뛰었고, 꽤 수준급의 한국어를 과시했던 로맥과 당장 비교할 건 아니지만, 크론 또한 선수들과 장난을 치고 대화를 하는 등 유쾌한 모습이 꽤 많이 보인다. SSG 선수들은 캠프 도중 크론의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아마도 로맥에게 들었던 그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크론의 컨디션도 점차 올라오고 있다. 크론은 "캠프 처음에는 날씨가 추웠고, 워밍업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손이 얼어서 스윙와 캐치볼을 할 때 내 감각과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1~2주 정도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면서 "미국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경기를 할 때가 많지만, 코로나19 자가격리로 일주일 정도를 쉬었다. 오히려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더 좋았다"고 캠프를 결산했다.
이어 "미국에서 잘했을 때, 그리고 일본에서의 경험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구종을 선정하는 것을 가장 잘한다고 생각한다. 구종과 별개로 내 존을 지키면서 강하게 치는 스타일을 이어 갈 것이다. 존 설정을 잘하고,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면 높은 쪽 공에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연습경기에서 감을 잡고, 빌드업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실전을 고대했다. 빠른 공에 약했던 로맥과 달리 오히려 빠른 공에 장점이 있는 크론이 '27번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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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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