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오늘 퇴근 후 집에 와도 마스크 벗지 마"
지난 17일 오전 50대 어머니는 동네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지난 주말 여동생이 처음 확진된 후 3일만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잇따라 확진됐다. 네 식구 중 확진자가 과반이다. 이제 '미확진자'는 이 글을 쓰는 본인 뿐이다. 본인은 28세 기자다.
집은 집 밖보다 감염 위험이 큰 공간이 됐다. 재택치료가 원칙인 탓에 경증 확진자는 생활치료시설에 갈 수도 없다. 방역당국도 '격리 수칙을 지키라'는 것 외 확진자 동거인을 위한 뚜렷한 방역 지침을 만들지는 않은 상황이다.
격리, 마스크 썼지만 동거인 '확진'...아슬아슬한 확진자와 동거생활
가족 중 첫 확진자는 여동생이었다. 대학 근처에 사는 여동생은 지난 15일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라고 카톡을 보냈다. 주말 동안 집에 다녀간 직후 벌어진 일이다. 온 가족이 부랴부랴 자가검사를 했다. 어머니와 기자는 음성. 하지만 50대 아버지는 같은 날 신속항원검사로 오미크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날로 집 안 격리가 시작됐다. 아버지는 안방에 '봉쇄'됐다. '혹여나 가족에 옮길까' 아버지는 방 밖에 나온 적이 없다. 퇴근한 기자에 전화로 '따뜻한 물 좀 달라'고 하기도 했다. 물은 문밖에 가만히 두고 갔다.
밥도 같이 못 먹었다. 매 식사는 식판에 담아 안방에 배달했다. 식사 후엔 식기류를 끓는 물에 소독했다. 화장실도 나눠서 썼다. 아버지는 그래도 불안해했다. 혼자 남은 안방에서 마스크를 썼다. 집안 내 물건을 만질 때 비닐장갑도 끼었다.
하지만 노력은 무의미했다. 어머니도 3일 뒤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따로 사는 여동생을 빼면, 동거 가족의 과반이 확진이다. 부모님 두 분이 지난해 9월 백신 2차 접종을 맞은 지 반년만의 일이다.
이렇게 동거 가족을 따라 확진되는 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직장인 이모씨(32)도 지난달 배우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자 뒤이어 걸린 경우다. 이씨는 "배우자가 확진된 후 워낙 기침이 심해 급하게 회사 기숙사로 옮겼다"며 "기숙사에 입소한 날 자가진단해보니 이미 코로나19에 확진됐더라"라고 말했다.
확진자 동거인은 자가격리 의무 아냐, 등교도 가능...각자 방역수칙 잘 지킬 수밖에
전문가들도 동거인끼리는 동반 코로나19 확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가족 동반자끼리 확진될 확률은 40~60%로 본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동거인에 관한 특별한 격리 수칙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관계자는 "확진자가 격리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같이 생활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코로나19 치료는 재택 치료가 원칙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중증 환자가 아니면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배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확진자 동거인에 의한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된다. 현행 방역수칙상 확진자 동거인은 자가격리 의무도 없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등교에도 제한이 없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8/0004721852
지난 17일 오전 50대 어머니는 동네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지난 주말 여동생이 처음 확진된 후 3일만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잇따라 확진됐다. 네 식구 중 확진자가 과반이다. 이제 '미확진자'는 이 글을 쓰는 본인 뿐이다. 본인은 28세 기자다.
집은 집 밖보다 감염 위험이 큰 공간이 됐다. 재택치료가 원칙인 탓에 경증 확진자는 생활치료시설에 갈 수도 없다. 방역당국도 '격리 수칙을 지키라'는 것 외 확진자 동거인을 위한 뚜렷한 방역 지침을 만들지는 않은 상황이다.
격리, 마스크 썼지만 동거인 '확진'...아슬아슬한 확진자와 동거생활
가족 중 첫 확진자는 여동생이었다. 대학 근처에 사는 여동생은 지난 15일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라고 카톡을 보냈다. 주말 동안 집에 다녀간 직후 벌어진 일이다. 온 가족이 부랴부랴 자가검사를 했다. 어머니와 기자는 음성. 하지만 50대 아버지는 같은 날 신속항원검사로 오미크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날로 집 안 격리가 시작됐다. 아버지는 안방에 '봉쇄'됐다. '혹여나 가족에 옮길까' 아버지는 방 밖에 나온 적이 없다. 퇴근한 기자에 전화로 '따뜻한 물 좀 달라'고 하기도 했다. 물은 문밖에 가만히 두고 갔다.
밥도 같이 못 먹었다. 매 식사는 식판에 담아 안방에 배달했다. 식사 후엔 식기류를 끓는 물에 소독했다. 화장실도 나눠서 썼다. 아버지는 그래도 불안해했다. 혼자 남은 안방에서 마스크를 썼다. 집안 내 물건을 만질 때 비닐장갑도 끼었다.
하지만 노력은 무의미했다. 어머니도 3일 뒤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따로 사는 여동생을 빼면, 동거 가족의 과반이 확진이다. 부모님 두 분이 지난해 9월 백신 2차 접종을 맞은 지 반년만의 일이다.
이렇게 동거 가족을 따라 확진되는 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직장인 이모씨(32)도 지난달 배우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자 뒤이어 걸린 경우다. 이씨는 "배우자가 확진된 후 워낙 기침이 심해 급하게 회사 기숙사로 옮겼다"며 "기숙사에 입소한 날 자가진단해보니 이미 코로나19에 확진됐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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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확진자 동거인에 관한 특별한 격리 수칙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관계자는 "확진자가 격리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같이 생활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코로나19 치료는 재택 치료가 원칙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중증 환자가 아니면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배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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