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대표이사들이 모여 차기 총재 선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도곡동=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2.02.1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국 야구를 이끌 수장에 적합한 인물은 누구일까. 아직 의견을 모아가는 단계.
지난 2일 열린 KBO 3차 이사회에는 9개 구단 대표들이 모였다.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대표는 화상으로 참여했다.
후임 총재 선출을 두고 2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다. 복수의 총재 후보가 언급됐지만, 이사회 전체 동의를 받는데 실패했다. 치열한 갑론을박.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오너, 정치인, 기업인이 아닌 야구인 출신 총재 후보가 언급된 점이다. 복수의 구단 사장들이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71)을 차기 총재 후보로 추천했다.
이날 이사회는 총재 선출 뿐만 아니라, 후보 인선 가이드 라인을 놓고 각을 세웠다. KBO 총재는 정치인 출신 '낙하산' 시대가 있었고, 이후 10개구단 모그룹 오너가의 인물이 총재를 돌아가면서 맡는 체제로 전환됐다. 적임자가 없어 정운찬 전 총재(국무총리 출신)같은 저명인사가 총재가 되기도 했다.
일부 사장단을 중심으로 중립적 인사가 총재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지택 전 KBO 총재는 자진 사퇴를 했다. 두산중공업 부회장 출신으로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 전 총재는 1년여만에 조기 사퇴한 이유로 건강 문제를 들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리그 중단 긴급 이사회에서의 의사진행 발언들이 문제가 됐고, 회의록이 유출돼 곤혹스러웠다.
허구연 해설위원의 이름이 나온 것은 그가 중립적인 인사이기 때문이다. 지방팀 A구단을 포함, 복수 구단이 추천했다. 프로야구 원년(1982년)부터 40년간 함께 해온 야구계의 원로이자 돔구장과 인프라 등 한국 야구 발전과 야구 보급에 힘써왔다. 지금도 KBO 총재고문을 맡고 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 만큼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모그룹의 배경이 없는 만큼, 추진력 있게 이사회를 이끌 수 있을 지에 의문을 가지는 사장들이 있었다. 일부 구단 사장들은 여전히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모그룹 오너가에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이사회내 이견이 팽팽하게 갈린 형국이다.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허구연 위원과 또 다른 후보군을 놓고 현장에서 표결에 붙였다. 총재 임명에 필요한 이사회 4분의 3 찬성을 얻은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새 총재 선출은 연기됐다.
이날 3차 이사회는 지난 18일 2차 이사회 이후 12일만에 다시 열린 자리였다. KBO는 오는 11일 4차 이사회를 열고 총재 선임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2층 콘퍼런스품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2차 이사회가 열렸다. 회의가 열리는 야구회관 내부 전경. 도곡동=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2.02.18/
이번 이사회에서 동의를 얻지 못한 후보군들은 다음 이사회에 재추천될 수 있다. 허구연 위원은 이날 이사회에서 적지않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4차 이사회에서도 유력 후보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KBO 규약 14조에 따르면 총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한다. 보궐선거가 지연될 경우 이사회는 총재 직무대행을 의결할 수 있다.
KBO 이사회는 직무대행을 두기보단 한달을 넘기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 총재를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하지만 이사회 내부 의견은 생각보다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 야구의 수장에 걸맞은 자격? 배경은 중요치 않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할수 있고, 야구계를 부흥시킬 수 있는 '일하는 진짜 커미셔너'가 필요하다. 신임 총재는 정지택 전 총재의 잔여 임기(2년)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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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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