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FA 다년 계약' 선수들, 역대 연봉 상승액 및 인상률 1∼3위 휩쓸어
SSG 한유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찔끔찔끔 오르는 직장인 봉급과는 달리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은 폭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KBO가 21일 발표한 '2022시즌 KBO리그 선수단 연봉 현황'을 보면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의 올해 연봉은 24억원으로 지난해(1억8천만원)와 비교해 무려 22억2천만원(1천233.3%)이나 뛰었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한유섬은 FA 자격 취득 전인 지난해 12월 SSG와 5년 총액 60억원에 다년 계약했다.
한유섬의 연봉 상승액 22억2천만원과 인상률 1천233.3%는 모두 KBO리그 역대 1위 기록이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에서 종전까지 역대 연봉 최고 상승액은 2019년 NC 다이노스 양의지의 14억원(6억원→20억원)이었다.
인상률 역대 최고 기록은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하재훈의 455.6%(2천700만원→1억5천만원)였다.
삼성 구자욱 '승리 포효'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유섬과 마찬가지로 비(非)FA 신분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5년 120억원에 계약하며 다년 계약 대박을 터트린 외야수 구자욱이 인상액과 인상률 모두 한유섬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랐다.
구자욱은 지난해 3억6천만원에서 올해 25억원으로 연봉이 21억4천만원(594.4%) 급등했다.
비FA 최초로 다년 계약의 주인공이 된 SSG 투수 박종훈(5년 65억원)과 문승원(5년 55억원)도 '역대급' 인상률을 기록했다.
박종훈은 연봉 3억2천만원에서 18억원으로 14억8천만원(462.5%), 문승원은 3억원에서 16억원으로 13억원(433.3%) 뛰었다.
역대 연봉 상승액과 인상률에서 박종훈은 3위, 문승원은 6위에 각각 포진했다. 둘은 올 시즌 리그 전체 투수 연봉에서도 1∼2위에 올랐다.
비FA 계약이 활성화된 것은 적용이 임박한 샐러리캡 제도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2023년부터 선수단 연봉 총액을 일정 수준 제한하는 샐러리캡을 시행한다.
구단 입장에선 비FA 선수들과 다년 계약한 뒤 2022년 수령분에 연봉의 대부분을 몰아넣으면 샐러리캡의 부담을 줄이면서 '집토끼'를 단속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문승원(왼쪽)과 박종훈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SSG는 3명의 비FA 다년 계약 선수에게 첫해 연봉을 몰아줘 내년부터 도입될 샐러리캡을 대비했다.
전체 연봉 중 한유섬은 42.9%, 문승원은 34.0%, 박종훈은 32.1%를 계약 첫해 받는다. 삼성의 구자욱도 5년 계약 연봉의 27.8%를 올해 수령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무려 5명이 총액 기준 100억원 이상의 계약에 사인했다.
박건우(6년 100억원·두산→NC)가 가장 먼저 계약했고, 김재환(4년 115억원·두산 잔류), 김현수(4+2년 115억원·LG 잔류), 나성범(6년 150억원·NC→KIA), 양현종(4년 최대 103억원·KIA 잔류)이 그 뒤를 이었다.
FA 15명에게 쏟아진 돈은 총 989억원(옵션 포함)에 달했다.
비FA 선수의 다년 계약까지 포함하면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총 1천169억원의 돈이 쓰였다. '스토브리그 1천억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박건우가 지난해 연봉 4억8천만원에서 올해 19억원으로 14억2천만원이 올라 역대 연봉 상승액 4위를 차지했다.
올해 20억원 연봉을 받는 나성범도 연봉 상승액 기준으로 7위(12억2천만원)에 자리했다.
연봉 인상액이 10억원을 넘은 선수만 한유섬, 구자욱, 박종훈, 박건우, 문승원, 나성범까지 6명이다.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임금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총 264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롯데 자이언츠와 3년 총액 18억원에 FA 잔류 계약을 한 정훈은 역대 연봉 인상률에서 5위(450.0%)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연봉 인상률 9위는 SSG의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다. 박성한은 지난해 3천만원에서 1억1천만원(366.7%) 인상된 1억4천만원에 올해 연봉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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