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실 맞는 게 무섭다. 투수가 안 맞추길 바라면서 타석에 들어간다.”
SSG 랜더스 최정(35)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KBO리그의 ‘리빙 레전드’이자 역대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35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통산 세 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국민타자’ 이승엽(46)에 이어 KBO 역대 두 번째 400홈런의 금자탑까지 쌓았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기록도 하나 추가됐다. 지난해 8월 18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6회말 상대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34)에게 사구를 맞으면서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구를 기록한 타자가 됐다.
제주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SSG 랜더스 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최근 4년 연속 사구 1위를 기록한 가운데 17시즌 통산 사구만 294개다. 올해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로 투수들이 더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300사구 돌파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정은 숱한 사구 속에서도 홈 플레이트에 바짝 붙는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함께 뛰고 있는 추신수(40)는 “최정은 정말 천재다. 그렇게 많은 사구를 맞고도 두려움 없이 타석에서 자기 스윙을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과 같은 타자는 본 적이 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정 역시 사람이다. 그는 22일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사실 안 맞고 싶다. 사실 (몸에 맞는 공이) 두렵고 엄청 무섭다”며 사구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최정이 사구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간단했다. 투수가 사구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정확한 타격을 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다.
최정은 “몸에 맞는 공이 무섭다고 소극적인 타격을 하면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투수가 나를 안 맞출 거라고 믿고 타석에 들어간다”며 “두려움을 극복했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거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체질상 부상 부위에 염증이 잘 생기는 편이라 늘 조심하는데 다행히 그렇게 많은 사구를 맞고도 큰 부상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며 “맞는 것 자체보다 후유증이 생겨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게 더 싫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점도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식단, 체중 관리를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최정은 “무조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스트레칭도 많이 하고 먹는 것도 조절하고 있다”며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4월 개막전까지 100%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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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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