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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대 시세프스키감독 은퇴, NCAA 4강전서 UNC에 패해
“코트를 나설 때면 언제나 기쁨과 고통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지만, 그럼에도 코트에 설 수 있다는 건 늘 감사한 일이다. 훗날 지난 47년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면 가장 그리운 것은 코트에 서는 일 그 자체일 것 같다.”
‘코치 K’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미국 농구계의 전설적인 코치, 듀크대의 마이크 시세프스키(75) 감독은 3일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그가 이끄는 듀크대 남자 농구팀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는 시저스 수퍼돔에서 열린 라이벌 UNC와의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 1부 챔피언십 4강전에서 77대81로 패했다. 지난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시세프스키 감독의 화려했던 농구 인생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시세프스키의 마지막 경기는 역대 파이널포 명승부 중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명승부였다. 두 팀은 전후반 20분씩 총 40분간 이어진 경기 내내 공격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양 팀 간 최대 격차는 7점밖에 벌어지지 않았고, 역전만 26번 이뤄졌다. 듀크대는 경기 종료 11초 전까지 77-79로 쫓아가며 분전했지만, 신입생인 트레버 킬스가 마지막 자유투 2개 중 1개를 놓치고 이 공을 리바운드하는 과정에서 2학년 제러미 로치가 반칙을 범하면서 결국 UNC의 승리로 끝났다.
시세프스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 뛰어줬다.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다”며 “팀이 자랑스럽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 그들과 함께한 매일이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시즌 내가 보는 마지막 장면이 그것이 기쁨의 눈물이건 슬픔의 눈물이건 우리 팀의 눈물이기를 바랐다”며 “왜냐하면 그건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뛰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비록 오늘 눈물이 내가 원했던 그 눈물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자책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팀으로서 함께 이기고 지는 것이다. 우리는 팀으로 이번 시즌 32경기를 이겼다. 나는 선수들이 이것만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시세프스키 감독이 미국 농구계의 전설로 추앙받는 건 겨룰 상대가 없는 그의 기록 때문이다. 1975년 스물여덟 살 나이로 모교인 육군사관학교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농구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1980년 듀크대 지휘봉을 잡은 뒤 42년간 ‘푸른 악마(블루데블스·듀크대의 애칭)’를 이끌었다. 부임 초기 성적 부진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팀을 하나로 만들면서 다섯 차례나 남자대학농구 토너먼트 정상에 오르는 등 명장으로 거듭났다. 시세프스키가 육사와 듀크대에서 쌓아올린 승리는 총 1202번. 육사에서 73승, 듀크대에서 1129승을 올렸다. 미 대학농구 사상 통산 최다승이다. 승률은 통산 76%이며, 듀크대 시절만 놓고 보면 78%에 이른다. 이 역시 역대 대학 농구 감독 중 압도적 1위다.
NCAA 챔피언십은 매년 미국 대학 최강 68팀이 단판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려 우승 팀을 가린다. 단판 승부라서 아무리 전력이 좋아도 2년 연속 우승하기 힘들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대학 농구가 지금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20여 년 전부터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것은 1991~1992년 듀크대와 2006~2007년 플로리다대 둘뿐일 정도다. 시세프스키 감독은 이런 대회에서 팀을 다섯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5일 열리는 결승전에선 UNC와 캔자스대가 우승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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